홍콩 금융 자본의 중국 제조업 재편과 약탈적 인수 논란: 위기인가, 구조조정의 기회인가

홍콩 금융 자본의 중국 제조업 재편과 약탈적 인수 논란: 위기인가, 구조조정의 기회인가

2026-01-11, G30DR

1. 서론: ‘세계의 공장’에 드리운 금융화의 그림자

2024년과 2025년, 중국 경제는 구조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30년간 중국을 지탱해 온 고속 성장의 엔진이 식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내수 부진, 그리고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삼중고가 실물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난기류 속에서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와 금융 자본이 중국 본토의 제조업 및 실물 자산에 대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목격된다. 질문자가 제기한 ‘약탈적 기업 인수’와 이로 인한 ‘제조업 붕괴’에 대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며, 현재 중국 경제 내부에서 진행 중인 거대한 자본 이동과 산업 구조 재편의 이면을 정확히 관통하는 핵심 의제라 할 수 있다.

홍콩계 자본, 특히 PAG(Pacific Alliance Group), 힐하우스 캐피탈(Hillhouse Capital), 보위 캐피탈(Boyu Capital) 등은 중국의 유동성 위기, 다국적 기업의 탈중국(De-risking) 전략, 그리고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틈새를 파고들어 막대한 자본력(Dry Powder)을 바탕으로 실물 자산을 흡수하고 있다.1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구원 투수’의 역할을 자처하지만, 심층적으로는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자산 매각(Asset Stripping), 강도 높은 인력 감축, 그리고 생산 시설의 금융 상품화(Sale-Leaseback)를 동반함으로써 제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4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금융 자본의 움직임이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 제조업의 ‘금융화(Financialization)’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이 생산과 혁신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대신, 자산 거래와 금융 기법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을 잠식할 위험을 내포한다. 본 보고서는 2024년부터 2025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홍콩 및 범중화권 사모펀드의 중국 제조업 및 실물 자산 인수 사례를 심층 분석하고, 이것이 중국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을 다각도로 조망한다. 나아가 이러한 현상이 중국 제조업의 시스템적 붕괴로 이어질지, 아니면 ‘좀비 기업’ 청산과 산업 고도화를 위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과정인지 규명하고자 한다.

2. 중국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와 사모펀드의 부상 배경

2.1 성장 둔화와 유동성 위기의 구조화

중국 경제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적인 디폴트 위기가 실물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를 견인해 온 부채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기업들은 혹독한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중국 본토 기업들의 해외 M&A 활동이 위축된 반면, 국내 자산의 매각과 구조조정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러한 유동성 경색을 방증한다.7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는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지방 정부의 보조금이나 암묵적 지급 보증에 의존해 온 한계 기업, 일명 ‘좀비 기업(Zombie Firms)’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제조업체의 약 30%가 적자 상태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8 은행들은 부실 채권 관리를 위해 대출 태도를 경직시켰고, 자금줄이 마른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알짜 자산이라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러한 유동성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사모펀드다.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특히 중화권에서의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인수) 거래 비중은 2024년 50%를 넘어섰다.9 이는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소수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권을 직접 확보하여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자산 재배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성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즉, 기업의 성장성(Growth)보다는 저평가된 자산 가치(Value)와 구조조정(Turnaround) 기회에 베팅하는 것이다.

2.2 다국적 기업의 전략적 후퇴와 카브아웃(Carve-out)의 급증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Involution, 네이쥐안)는 다국적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사업부를 완전히 철수하기보다는, 현지 파트너나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여 리스크를 헷지(Hedge)하고 현금화를 시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를 기업 분할, 즉 ‘카브아웃(Carve-out)’이라 한다.

2025년 들어 사모펀드 주도의 카브아웃 거래는 390억 달러에 달해 전체 M&A의 8.8%를 차지하며 급증했다.1 대표적으로 스타벅스 차이나, 맥도날드 차이나와 같은 소비재 거인들뿐만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 기업인 친데이터(Chindata) 그룹 등의 기술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사모펀드들은 이들 기업의 중국 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동시에, 운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거나 재상장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외국 자본의 이탈을 방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해당 기업의 운영 주체가 ‘산업 자본’에서 수익률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 자본’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2.3 ’신 국9조’와 자본 시장의 규제 변화

중국 정부 또한 자본 시장의 무질서한 확장을 경계하면서도, 동시에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활용하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월 발표된 자본시장 가이드라인인 ‘신 국9조(New Nine Articles)’는 금융 시장의 고품질 발전을 강조하며, IPO 문턱을 높이고 상장 기업의 퇴출 요건을 강화했다.10 이는 부실 기업이 주식 시장을 통해 연명하는 것을 차단하고, M&A를 통한 구조조정을 장려하는 정책적 시그널로 해석된다. 따라서 사모펀드들은 IPO를 통한 엑시트(Exit)가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 기업 간 M&A나 바이아웃을 통한 가치 증대 전략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3. 주요 플레이어와 인수 사례 심층 분석

홍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주요 사모펀드들은 각자의 전문 영역과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제조업 및 실물 자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산업 지형도를 바꾸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3.1 PAG(Pacific Alliance Group): 부동산과 실물 자산의 포식자

PAG는 아시아 최대의 대체 투자 운용사 중 하나로, 최근 중국 내 자산 인수전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기업의 핵심 자산을 헐값에 인수하거나,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완다그룹(Wanda Group) 쇼핑몰 매각 사태

PAG의 완다그룹 투자는 중국 민영 대기업의 몰락과 금융 자본의 부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부동산 위기로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받던 완다그룹은 핵심 자산인 완다광장(Wanda Plaza) 등 쇼핑몰 48개를 매각하고, 상업 관리 자회사인 ‘뉴랜드 상업 관리(Newland Commercial Management)’의 지분 60%를 PAG 주도의 컨소시엄에 약 83억 달러(600억 위안)에 넘겼다.1

이 거래의 본질은 ‘부채를 매개로 한 경영권 탈취’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완다는 2023년 말까지 예정되었던 자회사의 IPO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풋옵션(Put Option) 계약에 묶여 있었고, 상환 자금이 부족해지자 결국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수준의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12 비판론자들은 PAG가 완다의 핵심 현금 창출원(Cash Cow)인 쇼핑몰 운영권을 장악함으로써, 향후 완다그룹 본체의 재기 가능성을 낮추고 자산 가치만을 추출(Extraction)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완다의 설립자 왕젠린의 지배력은 크게 약화되었으며, 이는 중국 1세대 창업자들이 금융 자본에 의해 퇴장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에어파워 테크놀로지스(AirPower Technologies) 매각

PAG는 2025년 1월, 에어파워 테크놀로지스의 산업가스 사업부를 68억 달러에 중국 컨소시엄에 매각했다.2 이는 PAG가 2017년 잉더가스(Yingde Gas)를 인수한 후 바오스틸 가스(Baosteel Gases)와 합병시켜 기업 가치를 키운 뒤 엑시트한 사례다. 이는 사모펀드가 파편화된 산업을 통합(Roll-up)하여 효율성을 높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력 감축과 비수익 사업부 정리, 그리고 매각 차익의 해외 유출은 ‘국부 유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3.2 힐하우스 캐피탈(Hillhouse Capital): 실물 경제와 기술의 결합?

힐하우스 캐피탈은 텐센트, JD.com 등 테크 기업 투자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실물 경제(Real Economy)’와 ‘첨단 제조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이동하고 있다.14

우시앱텍(WuXi AppTec) 자회사 인수

2025년 10월, 힐하우스는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앱텍의 임상 개발 서비스 자회사를 인수했다.16 이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규제 강화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힐하우스는 우량 자산을 선별적으로 인수하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전략적 함의: 힐하우스는 “기술 혁신과 실물 경제의 융합“을 표방하며, 단순한 자산 매각보다는 피투자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다고 주장한다.17 그러나 이러한 전략 역시 고도로 효율화된 자동화 공정을 도입하여 기존 인력을 대체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는 방식을 동반하므로, 노동 시장과 제조 현장에는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3.3 보위 캐피탈(Boyu Capital)과 중신자본(Trustar Capital): 소비재와 물류의 금융화

스타벅스 차이나 지분 인수

보위 캐피탈은 스타벅스 차이나의 지분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는 맥도날드 차이나가 중신자본(Trustar Capital)과 칼라일(Carlyle)에 매각된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다.3 이러한 거래는 소비재 기업의 PE 인수로 보일 수 있으나, 이들이 구축한 거대한 공급망(Supply Chain)에 속한 수많은 중국 제조 하청 업체들이 PE의 비용 절감 압박(Cost Cutting)에 직면하게 됨을 의미한다. 즉, 전방 산업의 금융화는 후방 제조업체의 마진 압박으로 전이되어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로스캠(Loscam) 인수와 물류 재편

중신자본은 무바달라(Mubadala)와 함께 물류 장비 임대 업체인 로스캠의 지분을 인수하여 공동 경영권을 확보했다.21 이는 제조업의 혈관인 물류망을 금융 자본이 장악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물류 비용 효율화는 제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한 물류비 인상은 제조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4. 제조업 금융화의 메커니즘과 ‘약탈적’ 논란의 실체

사모펀드의 인수가 단순히 경영 주체의 변경에 그치지 않고, ‘약탈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는 그들이 사용하는 구체적인 금융 기법과 자산 처리 방식에 있다.

4.1 좀비 기업(Zombie Firms) 청산과 자산 스트리핑(Asset Stripping)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지방 정부의 보조금과 국유 은행의 대출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과거에는 고용 안정을 위해 이들을 유지했으나, 재정 악화로 인해 이제는 시장 원리에 따른 청산을 용인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이 과정에서 ‘청소부’ 역할을 자임한다.

메커니즘: 사모펀드는 경영난에 빠진 기업을 저가에 인수한 뒤,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를 폐쇄하고 핵심 자산(부동산, 특허, 브랜드, 알짜 설비)만을 분리하여 매각하는 ‘자산 스트리핑’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민영화 과정에서 자산이 저평가된 상태로 매각되는 자산 스트리핑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이는 특히 토지 사용권이나 지적 재산권과 같은 무형 자산에서 두드러졌다.6

약탈적 요소: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능력보다는 단기적인 현금 회수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공장 부지를 매각하여 배당금으로 챙기거나, 핵심 기술을 해외 경쟁사에 팔아넘기는 행위는 제조업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전형적인 약탈 행위로 간주된다. 특히 지방 정부의 감시가 소홀하거나 유착이 있는 경우, 국유 자산이 헐값에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불법적인 자산 유출이 발생할 위험이 상존한다.

4.2 판매 후 리스(Sale-Leaseback)의 확산: 자산 파먹기인가, 유동성 확보인가?

최근 중국 제조업계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금융화 현상은 공장 부지와 설비를 매각한 뒤 다시 임대해 쓰는 ‘세일 앤 리스백(Sale-Leaseback)’ 방식의 급증이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유형 자산을 유동화하여 당장의 현금을 확보하는 기법이다.

현황 및 사례: 2024-2025년 사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태양광, 배터리, 해운 등 자본 집약적 산업에서 이러한 거래가 폭증했다. 핑안 리싱(Ping An Leasing)이나 CITIC 금융리스 같은 금융 기관들이 제조 기업의 설비를 매입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구조다.24 예를 들어, 퓨어 에너지(Pure Energy)는 11억 달러 규모의 LNG 운반선을 매각 후 재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유동성을 확보했다.24

제조업에 미치는 위험: 이 방식은 단기적인 현금 흐름을 개선하여 부도를 막는 데는 유효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고정적인 임대료 비용을 떠안게 되어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다. 제조업체가 자신의 생산 수단인 공장과 기계를 소유하지 못하고 임차인으로 전락하게 되면,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해진다. 만약 경기 침체가 지속되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금융사는 가차 없이 공장 설비를 압류하거나 매각하게 되어 제조업체의 생산 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질 수 있다. 이는 제조업이 금융 자본의 월세 살이 신세로 전락하는 ‘제조업의 소작농화’를 의미한다.

4.3 산업 용지의 용도 변경(Rezoning)과 부동산 투기

일부 사모펀드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경영난에 빠진 공장을 인수한 뒤, 제조업 회생보다는 공장 부지의 ‘용도 변경’을 통한 부동산 차익을 노리기도 한다. 중국의 토지 제도는 국유제이지만 사용권 거래가 가능하며, 도심 확장에 따라 외곽의 공장 부지를 상업용이나 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막대한 차익(Land Value Increment)을 얻을 수 있다.27

구축 효과(Crowding-out): 이러한 행태는 ‘실물 경제’인 제조업을 파괴하고 ‘가상 경제’인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거용 토지 가격 상승은 산업용 토지 공급을 위축시키거나, 기업들이 제조업 투자보다는 토지 투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구축 효과를 발생시킨다.30 사모펀드가 공장을 인수한 후 조업을 중단하고 토지 용도 변경을 시도할 경우, 해당 지역의 제조업 일자리는 소멸하고 부동산 개발 이익만이 남게 된다. 이는 ‘제조업 붕괴’ 시나리오의 가장 현실적이고 우려스러운 경로 중 하나다.

5. 금융화가 초래하는 파장: 실증적 분석과 논쟁

5.1 R&D 투자 감소와 혁신 동력 저하

학계와 업계의 연구들은 중국 제조업의 금융화가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인 혁신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구분주요 연구 결과시사점
R&D 투자금융 자산 비중이 1% 증가할 때마다 R&D 투자는 유의미하게 감소.31단기 수익 추구가 장기적 기술 투자를 구축함.
생산성(TFP)기업의 금융화 심화는 총요소생산성(TFP) 하락과 상관관계가 있음.5자원 배분의 왜곡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
자본 지출금융화된 기업은 설비 투자(CAPEX)보다 금융 상품 투자나 자사주 매입 선호.제조업 본연의 생산 능력 확충 소홀.

이는 단기 수익률(IRR)을 최우선 지표로 삼는 사모펀드의 속성이 장기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기술 개발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은 재무제표를 예쁘게 포장하기 위해 R&D 예산을 삭감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중국 제조업의 장기적인 고도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5.2 고용 불안정과 숙련 노동의 와해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대규모 해고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사모펀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숙련된 정규직 노동자를 내보내고, 비정규직이나 자동화로 대체하는 전략을 취한다.34 이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의 핵심 자산인 ‘숙련 노동력’을 와해시킨다.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단절되면 제품 품질 저하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 가졌던 제조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5.3 국부 유출과 경제 안보

홍콩계 사모펀드 자금의 상당 부분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의 연기금이나 기관 투자자(LP)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이들이 중국 기업을 구조조정하여 얻은 막대한 차익은 배당이나 투자 회수 형태로 중국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기업이 해외 자본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될 경우, 기술 유출이나 국가 안보 위협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데이터 보안법을 강화하고 해외 상장 규제를 높인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6. 정부의 대응: ‘자본의 야만적 성장’ 억제와 신 국9조

중국 정부는 사모펀드와 금융 자본의 부정적 영향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2021년부터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Disorderly Expansion of Capital)”과 “야만적 성장(Barbaric Growth)”을 단속하겠다고 천명했다.36

6.1 신 국9조 (New Nine Articles)와 규제 강화

2024년 발표된 ‘신 국9조’는 자본 시장의 투기적 행태를 근절하고 실물 경제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IPO 문턱 강화: 부실 기업이 대충 포장되어 증시에 상장하고, 사모펀드가 엑시트하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상장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 퇴출 메커니즘 정상화: 좀비 기업이 시장에 머물지 못하도록 상장 폐지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사모펀드가 구조조정 없이 연명시키는 행위를 방지한다.
  • 배당 의무화: 상장 기업의 현금 배당을 유도하여, 기업 내부 유보금이 무분별한 금융 투자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주주 환원을 강화한다.

6.2 국유 자본의 개입: 혼합 소유제와 유도 펀드

중국 정부는 민간 사모펀드의 ‘약탈적’ 성향을 견제하기 위해 국유 자본을 PE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판시켰다. 최근 조성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출자자(LP)는 지방 정부의 ‘산업 유도 펀드(Government Guidance Fund)’나 국유 기업인 경우가 많다.38 예를 들어, PAG가 조성한 위안화 펀드에는 쑤저우 시 정부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는 민간 PE가 독단적으로 기업을 해체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방지하고, 국가의 산업 정책 목표(예: 첨단 제조업 육성, 고용 유지)에 맞게 구조조정을 진행하도록 강제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즉, 사모펀드를 ‘국가 자본주의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7. 결론: 붕괴가 아닌 고통스러운 탈바꿈(Metamorphosis)

질문자가 우려한 “홍콩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가 중국 제조업 붕괴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답은 **“단기적인 충격과 부분적인 붕괴(Pain)는 불가피하나, 시스템 전체의 붕괴(Collapse)라기보다는 고통스러운 산업 재편(Metamorphosis)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위기 요인:

금융 자본의 본질적인 단기 성과주의는 중국 제조업의 R&D 역량을 잠식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여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세일 앤 리스백과 같은 금융 기법의 확산은 제조업체들을 금융 자본의 소작농으로 전락시켜 외부 충격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기회 요인:

그러나 역설적으로 사모펀드는 중국 정부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하지 못했던 과잉 생산 해소와 좀비 기업 청산을 수행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다. PAG나 힐하우스와 같은 전문 투자자들의 개입은 파편화된 산업을 통합하고, 비효율적인 경영진을 교체하여 살아남은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전망:

향후 중국 제조업은 금융 자본 주도의 거대한 인수합병 파도를 겪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없는 한계 기업들은 도태되거나 자산이 분할 매각되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실물 경제 수호”라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국유 자본을 통해 개입하고 있는 만큼, 이것이 무질서한 붕괴로 이어지기보다는 “국가 자본주의 하의 관리된 구조조정”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들은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도구로 활용되면서도, 그 틈새에서 실리를 챙기는 줄타기를 지속할 것이다. 중국 제조업의 미래는 이 ‘금융의 칼날’을 어떻게 사용하여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8. 참고 자료

  1. Resurgence of PE-Backed Carve-Outs in China (2024–2025) - ARC Group, https://arc-group.com/china-pe-backed-carve-outs-2024-2025/
  2. Hong Kong-based PAG sells part of AirPower Technologies assets for $6.8 billion - AK&M, https://www.akm.ru/eng/news/hong-kong-based-pag-sells-part-of-airpower-technologies-assets-for-6-8-billion/
  3. Starbucks eyes Boyu Capital as frontrunner in China business revival: sources, https://www.businesstimes.com.sg/international/global/starbucks-eyes-boyu-capital-frontrunner-china-business-revival-sources
  4. Private equity firms and industrial policy: elaborating the state-finance nexus in state-led markets,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1273767/
  5. Impacts of the financialization of manufacturing enterprises on total factor productivity: empirical examination from China’s listed companies - AIMS Press, https://www.aimspress.com/article/id/605477fdba35de58449dfdb7
  6. Uncovering asset stripping during China’s privatization, http://www.longxiaoning.com/papers/85Uncovering%20asset%20stripping%20during%20China’s%20privatization.pdf
  7. China’s M&A transaction value surged 45% in H1 2025, led by strategic domestic investments: PwC report, https://www.pwchk.com/en/press-room/press-releases/pr-250825.html
  8. Bring On the Zombie Firms - Daniel Garst, https://danielgarst.com/bring-on-the-zombie-firms/
  9. Asia-Pacific Private Equity Report 2025 - Bain & Company, https://www.bain.com/insights/asia-pacific-private-equity-report-2025/
  10. Annual report on China’s financial liberalization and opening-up 2024 | EY, https://www.ey.com/content/dam/ey-unified-site/ey-com/en-cn/insights/financial-services/documents/ey-annual-report-on-chinas-financial-liberalization-2024-en.pdf
  11. Beijing and Shanghai lead! The 10 billion pharmaceutical M&A fund has accelerated its landing, and industry integration has entered the fast lane - Yicai Global, https://www.yicaiglobal.com/star50news/2025_03_286809133811423510538
  12. Wanda to Sell 48 Malls to Ease Debt Woes - Caixin Global, https://www.caixinglobal.com/2025-05-27/wanda-to-sell-48-malls-to-ease-debt-woes-102323839.html
  13. China’s pro-M&A policies are not helping PE exits - ION Analytics, https://ionanalytics.com/insights/mergermarket/chinas-pro-ma-policies-are-not-helping-pe-exits/
  14. Hillhouse’s First USD596.8 Million+ Carbon Neutrality Fund Envisions Green China, https://www.yicaiglobal.com/news/hillhouse-first-usd5968-million-carbon-neutrality-fund-envisions-green-china
  15. Platform firms poised to better serve real economy - Chinadaily.com.cn, https://global.chinadaily.com.cn/a/202301/05/WS63b62cc8a31057c47eba7ce5_2.html
  16. Wilson Sonsini Advises WuXi AppTec on Sale of China-Based Clinical Research Services Business to Hillhouse, https://www.wsgr.com/en/insights/wilson-sonsini-advises-wuxi-apptec-on-sale-of-china-based-clinical-research-services-business-to-hillhouse.html
  17. Hillhouse Partner Thoughtworks Acquisition China business, https://www.thoughtworks.com/en-us/about-us/news/2025/hillhouse-partner-thoughtworks-acquisition-china-business
  18. Platform firms poised to better serve real economy - China Daily, https://www.chinadailyhk.com/hk/article/308541
  19. Starbucks sells majority stake in China business to Boyu Capital in US$4 billion deal, https://technode.com/2025/11/04/starbucks-sells-majority-stake-in-china-business-to-boyu-capital-in-us4-billion-deal/
  20. Global brands turn to private equity as China operations come under pressure, https://www.privateequitywire.co.uk/global-brands-turn-to-private-equity-as-china-operations-come-under-pressure/
  21. Mubadala announced its agreement to acquire a 30% stake in Loscam International, https://www.gsequity.com/news/mubadala-announced-its-agreement-to-acquire-a-30-stake-in-loscam-international-2
  22. Mubadala Joins Trustar Capital, FountainVest, and Sinotrans as Strategic Shareholders in Loscam, https://www.mubadala.com/en/news/mubadala-joins-trustar-capital-fountainvest-and-sinotrans-as-strategic-shareholders-in-loscam
  23. The Illicit Asset Stripping of Chinese State Firms - ResearchGate,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75840727_The_Illicit_Asset_Stripping_of_Chinese_State_Firms
  24. China Deals of the Year 2024 | Law.asia, https://law.asia/china/china-deals-of-the-year-2024/
  25. China Green Finance Status and Trends 2023-2024, https://greenfdc.org/wp-content/uploads/2024/04/Zhang-et-al-2024_China-green-finance-status-and-trends-2023-2024-1.pdf
  26. China green finance status and trends 2023-2024 | Griffith Asia Insights, https://blogs.griffith.edu.au/asiainsights/china-green-finance-status-and-trends-2023-2024/
  27. State Dominance in Urban Redevelopment: Beyond Gentrification in Urban China, https://urban-china.org/wp-content/uploads/2016/01/wu-2015a.pdf
  28. The Guangdong Model of Urbanisation - OpenEdition Journals, https://journals.openedition.org/chinaperspectives/6258?lang=es
  29. Industrial Land Expansion as an Unintended Consequence of Housing Market Regulation: Evidence from China - MDPI, https://www.mdpi.com/2073-445X/14/11/2228
  30. Real Estate Boom and Misallocation of Capital in China*, https://cicm.pbcsf.tsinghua.edu.cn/cn2019/pdf/CICM2019-67.pdf
  31. Financialization, Government Subsidies, and Enterprise Technological Innovation: Empirical Evidence from Listed Manufacturing Firms | Journal of Theory and Practice in Economics and Management - Woody International Publish Limited, https://woodyinternational.com/index.php/jtpem/article/view/106
  32. Financialization, Government Subsidies, and Manufacturing R&D Investment: Evidence from Listed Companies in China - MDPI, https://www.mdpi.com/2071-1050/13/22/12633
  33. Impacts of the financialization of manufacturing enterprises on total factor productivity: empirical examination from China’s listed companies - AIMS Press, https://www.aimspress.com/article/doi/10.3934/GF.2021005?viewType=HTML
  34. Asia Briefing- Handling Mass Layoffs in China’s Manufacturing Sector - Global Payroll, https://global.payroll.org/publications-resources/Global-Payroll-Magazine/october-2016-issue/asia-briefing-handling-mass-layoffs-in-china’s-manufacturing-sector
  35. Handling Mass Layoffs in China’s Manufacturing Sector - China Briefing News, https://www.china-briefing.com/news/china-manufacturing-lay-offs/
  36. Commentary: China wants the private sector to drive growth again, but trust can’t be rebuilt overnight - CNA, https://www.channelnewsasia.com/commentary/china-xi-jinping-meet-private-sector-business-entrepreneurs-economy-jack-ma-byd-huawei-4992441
  37. What’s Really Behind Beijing’s Crackdown on Its Tech Industry? - International Banker, https://internationalbanker.com/technology/whats-really-behind-beijings-crackdown-on-its-tech-industry/
  38. Investment firm PAG raises 3.1 billion yuan in first yuan-denominated buyout fund: sources, https://www.businesstimes.com.sg/companies-markets/banking-finance/investment-firm-pag-raises-3-1-billion-yuan-first-yuan-denominated-buyout-fund-sources